굿닥터스 나눔 단에서의 의료봉사는 벌써 4번째 의료봉사입니다.
갈 때마다 늘 감사한 일이 참 많은데 이번 봉사만큼은 무척이나 뜻깊어 게시글을 작성하고 싶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한 저는 서대전에 함열역으로, 다시 택시를 타고 30분을 달렸습니다. 구릉 지대 때문인지 서천은 유난히도 하늘이 맑고 높았습니다:-) 도착을 하니 벌써 부지런히 움직이는 몇몇 봉사자님들과 굿닥터스 나눔 단 선생님들이 보였습니다. 사전 세팅은 모두가 힘을 합쳐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었는데 역시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자리인지라 어떤 일이던지 가뿐했습니다.
저희는 사전 세팅을 마친 후 차를 타고 5분 정도 이동하였습니다. '문헌 서원' 이라는 곳에서 머물게 되었는데, 이곡(李穀)과 이색(?李穡)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신 서원이라고 합니다. 서원은 참조용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저희 모두 풀벌레 소리에 취해 잠을 잤던 것 같습니다.
이번 봉사는 전태강 원장님의 진료 도움으로어시스트로 참여하였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기본간호학 프로토콜을 되새기며 열심히 무균 법도 지키려 하고, 주사기에 약도 뽑아 두었는데 이런 저의 노력을 아셨는지 '약을 잘 뽑아 놨어~' 라며 호탕하게 웃으셨습니다. 진료실 어시스트를 할때, 혹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거나 무뚝뚝하시면 어쩌지 싶으셨는데 어르신들과 말씀도 나누시고, 침을 놓으실 때마다 '따끔하실 거에요 말씀해주시고, 배려해주시는 모습이 참 인상 깊고 또 하나 배워갔습니다. 프로토콜을 지키려고 아등바등하느라 이번 봉사는 어르신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 같아 아주 아쉬웠는데, 학업에 열중해야 되는 또 다른 계기가 하나 생겼습니다. 제가 능숙해져야지, 내 간호를 받는 대상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불편함이 줄어들 것이라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돌아보며 기억하니 이런 제 마음과 원장님의 마음, 그리고 우리 어르신들의 마음이 합쳐져서 저희 2 진료실은 참 따뜻했던 것 같습니다.
봉사를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제게 고마워하시는 어르신들에게 부끄럽습니다. 저는 아직 학생이고, 봉사를 다니며 어르신들과 이야기하고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이 너무나 행복하기에, 즉 저 자신을 위해 나간 봉사인데, 너무나도 고마워하시니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늘 저는 조금이라도 떳떳한 학생간호사가 되기 위해, 봉사 전 실습 조교 선생님을 만나 연습을 하고 오곤 합니다. 저는 오늘도 프로토콜을 한 번 더 봅니다. 비록 봉사에서 수행할 수 없는 간호항목이라도, 훗날 제가 좀 더 능숙히 수행할 수 있어서 말 한마디를 더 건넬 수 있는 따뜻한 간호사가 될 수 있게끔, 또한 제 간호 수행을 받는 대상자의 안녕을 위하여 계속 연습을 합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저는 많은 것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내가 도대체 이 공부를 왜 할까? 라는 물음에 '학점을 잘 받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만큼 제 꿈과 제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잊고 살았는데, 이 봉사를 통해 제가 어떤 간호사가 되어야 할지 참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또 어떤 간호사가 되고 싶은지 확신이 생겼습니다.
(서천 하늘이 너무 예뻐 사진을 올리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라 올리지 못해 많이 아쉽습니다... 나중엔 사진까지 첨부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