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년 여름 방학 때마다 한번씩 3박4일로 동문회에서 하는 의료봉사를 갔다왔다. 본4 선배들이 본진을 보시고 우리는 보조하는 식의 의료봉사를 하니 봉사를 하는 뿌듯한 마음도 있었고, 나름대로 학생들인 우리가 한의사가 된 듯한 기분도 느꼈지만 전문성은 떨어졌었다.

그러던 중에 약침학회에서 주관하는 의료봉사에 갈 기회가 생겨 선배, 동기, 후배들과 함께 봉사를 하게 되었다. 전문 한의사 선생님들 특히 한의사 중에서도 올스타이신 분들을 보조하게 되어 느낀게 새로웠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봉사를 하게 되어 봉사가 보다 편했다. 그리고 봉사 전까지는 약침에 대해 듣기만 했는데 이번에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학생으로 의료봉사를 갔을 때는 봉사를 하면서도 환자분들께 많이 부족해서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한의사분들과, 그것도 정말 실력 있으신 분들과 함께 하니 정말 환자분들께 봉사를 한다는 실감이 났다. 불과 6-7시간동안 300여명의 환자분들을 모두 진료하시는 모습을 보니 한의사 선배님들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로컬에서 진료를 직접 하시는 분들과 의료봉사를 해 보니 내 자신이 한참 모자라고 공부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맥 하나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많이 부끄러웠다. 많은 환자를 접하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그리고 평일에는 진료하시느라 바쁘실 텐데, 주말에 이렇게 짬을 내어 경상북도 하양까지 내려오셔서 의료봉사를 하시는 선배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언가 환자분들을 위해 봉사를 함으로 더욱 새로운 에너지 같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졸업하고 로컬에 나가서도 이렇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꼭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약침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많이 듣기만 했는데 이렇게 실제로 임상에서 사용되는 것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많은 한의사분들이 사용하고 계시고 효과를 보고 계시는 것이니 졸업하고 나서 나도 꼭 써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침보다 효과를 보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환자분들께서도 생소하지만 약침에 대해 좋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양방의 주사도 아니고 한방의 침도 아닌 독자적인 치료방법이라 신선하면서도 흥미를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치료효과도 좋으니 금상첨화가 아닐까. 또한 이런 약침학회 같은 커다란 단체에서 학술적인 교류 뿐 아니라 이렇게 봉사활동도 하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인 것 같다. 한의사들이 지역 사회에 봉사도 하고 환자들에게 치료방법도 홍보하고 한의학이 긍정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한 측면이 아닌가 생각했다.

먼저 임상에 나가계시는 선배님들과의 봉사활동은 많은 자극을 주었고 앞으로 공부할 방향도 제시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한의사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활동해 나가는 지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선배님들과의 만남도 즐거웠다. 앞으로 이런 활동이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다음에도 봉사활동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