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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학번에게 침구학을 가르쳐 주시는 신민섭 교수님께서 9월 18일에 광주에서 약이침이 의료봉사활동이 있는데 원하는 학생 몇 명은 따라와도 좋다고 말씀하시는 것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이왕 집도 광주이고 평소에 수업시간에만 배운 약침을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쓰시는지 항상 궁금했던 터라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수님께 참여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몇 명의 동기들과 함께 약이침이 의료봉사활동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학과 동아리에서 학생들끼리 가는 의료봉사만 경험해 본 저로서는 깔끔한 베드이며 각 베드마다 쳐져 있는 커튼(칸막이)에 그리고 한의원에 직접 가서나 볼 수 있는 초음파 진단기기까지... 완벽한 의료시설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진료 체계도 예진을 받고 그냥 바로 치료받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처럼 예진을 통해 그 환자에게 적합한 진료 과목을 배정받고 다시 한 번 각 과에서 진료에 관한 상담을 받은 후에 치료에 들어가는 매우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진료가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진도 보통 동아리 봉사활동에서는 가장 학년이 어린 학생들이 맡아서 차트를 작성하는데 여기에서는 맥진을 포함해 여러 가지 진단이 가능하신 한의사 선생님께서 예진을 맡으셔서 환자의 호소 증상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정을 하니 당연히 치료에 대한 만족도도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우석 한의대 동기들은 의료봉사활동 당일에 도착해서 교육을 많이 받지는 않았지만 평소에 의료봉사를 잘 다녀보지 않아 생소하고 익숙지 않을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도 신입 자원봉사자에 대한 교육이 매뉴얼과 함께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어서 진료가 원활히 행해지는데 전혀 무리함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약이침이 의료봉사활동 자체가 지역사회에 봉사하면서도 아직 한의원에서 주사 제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생소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약침에 대한 홍보도 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의계의 발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주로 상담실과 진료실 중앙에서 약침액을 주사기로 미리 뽑아 만들어놓는 일을 하였는데 약침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긴 했지만 한의사 선생님들의 진료 스타일에 따라서 오공이나 Sweet BV 위주로 쓰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팔강약침을 위주로 쓰시는 분도 계셔서 어쩌다가 하나씩 한의사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약침이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리 진료에 참여하시는 한의사 선생님들의 진료 스타일을 파악해서 자주 쓰시는 약침의 종류를 기재 받은 다음 거기에 맞추어서 준비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전에는 수혜자가 많지 않았는데 오후에는 비슷비슷한 타이밍에 오신 어르신들이 서로 먼저 진료를 받으려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성공적인 치료의 여부를 떠나서 진료 순번에서 마찰이 생기고 억울한 감정이 들면 전체적인 진료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순번을 정해드리는데 분란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건물의 구조상 어쩔 수 없었지만, 진료 후에 투약 장소까지 가서 약을 받아오는데 복도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야 해서 동선이 조금 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불가피하게 투약 파트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스마트폰이나 타블렛 등의 서로 정보교환이 가능한 기기를 이용해서 진료실에서 투약 내용이 정해짐과 동시에 투약 파트에서는 미리 약을 준비하여 진료가 끝나신 어르신이 입구를 나가면서 바로 받아 가실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서서 주사기의 공기방울을 빼느라 조금 힘들긴 했지만 여러 한의사 선생님들의 진료하시는 모습도 보고 보람도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전날에 미리 와서 같은 뜻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분들과 서로 친분도 다질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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